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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둘

by 이수라장 2018. 7. 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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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0.15-2016.10.18 


둘째날의 일정은 크게 뮤지엄플레인과 홍등가!

아침 일찍 준비를 마치고 서둘러 나왔다. 

나오는 길에 같은 방에 있던 아저씨가 

Enjoy! 하며 인사해줬는데, 

당황해서 그냥 see ya하고 나와버렸다. 

푸른 하늘 보면서 산뜻하게 둘쨋날 시작.

이 날은 하늘이 참 맑고 밝았다. 

사실 여행의 인상을 좌우하는 데에 

날씨가 미치는 영향이 꽤 크다. 

다행히 이번 여행은 마지막날 잠깐 비오는 것 빼고는 내리 맑고 화창해서, 

더더욱 암스테르담에 대한 내 기억이 좋은 것일지도!





뮤지엄플레인으로 향하는 길에 하이네켄 박물관이 있었다. 

사실 맥주에 큰 감흥이 없는 나는, 

이 박물관을 패스했는데, 

나중에 진휘오빠는 이 박물관이 제일 좋았다고 하는 거 보면, 

'갔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암스테르담은 역대 나의 최고 애정도시이니, 

죽기 전에 한 번은 더 가겠지! 

그 때 가야지, 하고 남겨놨다는 변.....




국립미술관에 도착했는데, 주말이어서 그런지, 

한창 마라톤대회에 진행 중이었다. 

방송카메라도 많고, 응원열기도 뜨겁고, 

노래도 징징쾅쾅 시끄러웠다. 옆을 지나가는데, 

한 참가자가 카메라를 보면서 너무나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서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입구로 들어서니 내 친구가 인사를 해줬다. 

돼지야 안녕



이 곳의 정식명칭은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이다. 

Rijkmuseum. 

세 번째 뽀글머리 언니가 발권해줬는데. 

'어디서 왔니?','어머 한국에서 여기 많이 와','한국인 좋아','좋은 여정되길 바라'라며 

연신 좋은 말을 해줬다. 

사실 저런 창구 업무는 무료하기도 하고, 

대부분 무뚝뚝하게 티켓만 주곤 하는데, 

저 분은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도 걸어주고, 응원도 해주며 좋은 에너지를 줘서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다 둘러보고 나오니, 

역시나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사인 앞. 

전 날 암스테르담 센트럴역 앞에서 

'누구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 하나..'며 우물쭈물했던 것과는 달리, 

이 때는 무슨 용기가 어디에서 났는지, 

지나가는 부부를 붙잡고 

"내가 사진 찍어줄게요, 나도 찍어줘요"해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얻어낸 사진은 fail.... 

지금 보니 볼이 진짜 터질 것 같네



국립미술관과 고흐미술관은 마주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 가까이에 있다. 

그 사이에는 잔디밭이 넓게 있는데, 

웬걸 이 잔디밭에 꽂혀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보사론 이조녁교수님이 보시면.... 

"불필요한 공간인 하늘이 사진 프레임 속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죠~?"



여기서 정말 한 서른 번은 왔다갔다 하면서 사진 찍은 것 같다. 

중간에 저렇게 날아가는 새가 시선 강탈한 사진도 있었고,

다음웹툰에 묘진전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거기에 한 인물을 악으로 물들이는 나쁜 귀신이 나온다. 

아기동자같은 귀신인데, 

저 사진속 내 얼굴이 그 귀신과 닮아있다. 

찢어진 눈과, 사악하게 웃는 입매 그리고 넓은 볼때기.



흐어차



한참을 잔디밭에서 노닐다가, 고흐 미술관으로 향했다. 

사전티켓팅을 하지 않아서 혹시나,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할까 ,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두 줄 사이에 큰 차이가 있지는 않았다. 

한 5분 정도 기다리고 난 후, 티켓 예매!



저 기둥에 쓰여 있는 게 기부자라는 의미일까. 왜 이런 게 멋있어 보일까...







미술관들을 다 둘러보고 잠시 숙소에 가서 쉬기로 했다. 

숙소로 걸어가는 길에 웨딩사진을 찍고 있는 커플을 발견했다. 

보통 야외 웨딩사진 촬영이라 하면, 

신랑신부사진작가그외옆에많이있는스태프 가 일반인데,

 저 커플들은 딱 신랑신부사진가 이렇게 세 명이서 단촐하게 찍고 있었다.






숙소에서 한 숨 쉬고 나서, 다시 중앙역 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발견한 FEBO! 언젠가 비정상회담에서 

음식 자판기에 대한 얘기를 본 적이 있는데, 

그걸 이 곳 네덜란드에서 실제로 보게 되다니.



동전이 없어서 우물쭈물 하고 있으니, 

옆에서 음료를 파는 직원이 동전을 체인지 해준다길래 

냉큼 지폐를 내밀어 동전을 바꿨다. 

돈을 받으며, 뭐가 제일 인기가 많고 맛있냐고 물으니

 Rundvlees라 쓰여있는 것 가르켰다. 소고기맛!



저 곳에 동전을 넣으면 문을 열 수 있다. 

웃긴 점은 저 유리창 너머로 음식이 있고 또 그 너머에 사람이 있어서, 

내가 음식을 하나 꺼내 먹으면 그 사람이 다시 음식을 채워넣는다. 

그럴 꺼면, 그냥 면대면으로 줘요.... 정없게ㅜ



크로켓이 따뜻하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여 

고기향이 입에 사르르...녹았다...

(음식칼럼니스트는 글렀어....) 




돌아다니다가 배가 너무 고파서 들어간 누들집. 

뜨-뜻한 국물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마침 중국식 누들집이 있길래 냉큼 들어갔다.



맛있었다. 상하이누들이라는 암스테르담 중화레스토랑.



모 아니면 도.




원래 책이나 인터넷으로 보던 담광장은 정말 널찍한 광장이었는데, 내가 갔을 때에는 갖은 놀이기구들이 들어서 있었다. 특히 대관람차가 눈에 띄었다. 지난 주 알쓸신잡에서 언급된 이 대관람차는 좁은 공간에서 넓은 공간을 볼 수 있도록 고안된.... 로맨틱한 기구였지만, 나는 홀로...solo....

다른 놀이기구는 관심이 없었지만, 이 대관람차만큼은 꼭 타보고 싶어서, 지출을 감수하고 티켓을 샀다.



값을 했다. 7유로 정도로 기억하는데, 사실 7유로면 과일이 몇 개고 커피가 몇 잔인가... 그래도 높은 곳에 올라 암스테르담을 보고 싶었다.




사실 한 두 바퀴정도 돌 줄 알았는데, 

진짜 한 7바퀴는 족히 돈 것 같다. 

슬슬 멀미가 날 때 즈음, 다행히도 멈춰섰다. 

옆에 누구라도 같이 탔으면, 대화라도 나누면서, 사진도 찍으면서, 

외관구경도 하면서 즐겼을 테지만, 

나는 혼자였고, 혼자였고, 혼자였으니, 재미가 있을 리가... 

혼자 여행하면 그만큼 맘편히 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어서 편하지만, 

이럴 때면 왠지 서럽고 내 스스로가 안쓰럽다.




이곳은 누텔라 천국인가요. 

우리나라에서는 누텔라가 다 수입이고, 

수요가 많지 않아 정말 가격이 비싸다. 

그래서 누텔라가 들어간 음료라 해도 정작 누텔라 찔끔, 초코소스 잔뜩 이렇게 만들어지는데, 

여기는 진짜 백퍼센트 누텔라 천지였다.





암스테르담 하면 운하죠! 

크루즈를 타면, 한 시간동안 암스테르담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코스별로 소요시간별로 가격이 다양했지만, 

내 기억으로는 가장 짧은 코스로 구매했다.



열심히 운하를 닦고 있던 저 아저씨는 알고 보니, 

크루즈 기장이었는데, 

어찌나 말을 잘하던지, 크루즈를 몰면서 유머로 우리를 들어다 놨다 했다. 

운하를 타면, 시티투어버스에서처럼 이어폰으로 관광안내를 들을 수 있었는데, 

나는 그 방송보다 아저씨 말이 더 웃기고 유용해서 

한국어 안내방송은 거의 듣지 않고, 아저씨 말에만 귀기울였다.







사실 KOR가 있길래 너무 반가웠다.

 한국어가 있다니! 하며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감사하기도...했지만, 

안내방송이 재미도 없고, 말도 너무 중구난방이고, 

기장아저씨 오디오랑 자꾸 겹쳐서 듣기를 관뒀다






한 시간 정도의 크루즈 구경을 마치고, 

다시 암스테르담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첫째날에 찍지 못한 기념사진을 다시 시도해보려고, 

지나가는 사람 중에, 사진을 잘 찍어줄 만한 사람들을 열심히 찾아헤맸다. 

근데 다들 여행객으로는 보이지 않고, 

또 왜그리 표정은 무뚝뚝한지, 섣불리 말을 걸기가 너무 어려웠다. 

삼각대 가져갈 걸.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중앙역. 해가 점점 지고 있었다.







너무 어두워지면, 홍등가 구경이 무서울 까봐(나는 쫄보니까), 

해가 질 때 즈음, 홍등가 구경을 시작했다. 

매장 이름 참 클래식하고 직설적이네.



아니면 이렇게 귀엽게 happy shop.



구글지도 상 red light strict라고 되어 있는 곳이었는데, 

내 기대와는 달리 음식점이나 다들 매장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조금 더 구석으로 들어가보면...





짠.....22



귀여운 콘도미들이 있다.

암스테르담 홍등가는 거의 관광객들이 전부라고 할 정도로, 

카메라로 사진을 연신 찍어대는 사람들 뿐이었다. 

그런데, 창가에 앉아있는 직업여성들을 직접 찍으면 문을 열고 대차게 욕을 한다. 

당연한 것이, 사진 찍지 말라고 곳곳에 쓰여있고, 

경호원으로 보이는 건장한 남성들이 그 곳을 지키고 있다. 

사진 찍으라고 거기 서 있는 사람들이 아니니까. 

또 홍등가 자체가 관광지이기는 해도 그 여성들이 구경물은 아니니, 

사진은 놉



둘러둘러 걸어다니다 보면, 다시 담 광장이 나온다. 

홍등가 자체가 그 규모가 거대하거나 하지는 않다.




그리고 그 문제의 브라우니. 네덜란드는 마약도, 성매매도 합법이다. 

그만큼 개방적이다. 

단지 홍등가가 아닐 지라도, 성인용품점들이 길거리에 있고

(우리나라는 보통 인터넷으로 구매하거나, 구석에 위치해있거나, 밖에서 볼 수 없도록 유리창이 막혀있는 반면), 

누구나 들어가 볼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성인용품점 뿐만 아니라 

대마를 살 수 있는 커피샵(네덜란드에서 커피샵은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대마를 살 수 있는 곳이다)의 이름을 

당당히 내건 카페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자주 눈에 띄는 커피샵은 프랜차이즈라고 할 수 있는 이 불독커피샵. 

누구는 여권검사를 입구에서 한다고 했지만, 나는 검사를 받지 않았다. 

입구에 경호원이 지키고 있긴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가게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맥주 한 잔 시켜놓고 

다들 담배를 하나씩 말고 있었고, 가게 안은 안개가 자욱했다. 

평소에 담배연기라면, 담배냄새라면 질색을 하는 난데, 이 위즈냄새는 이상하게 역겹지 않았다. 

오히려 더 꼬수운 냄새가 나서 '좋다'라는 느낌까지 났다. 

이 지푸라기타는 냄새는 암스테르담 도시 전반에 걸쳐 은은하게 나는데, 

4일 내내 암스테르담에 있으니, 종종 길을 걷다가 앞에 가는 사람이 담배를 피면 

'어 이 냄새 그 냄새다'할 정도로 구분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

커피샵에 들어서서 떨리는 마음으로 "브라우니 원 플리즈..."하니 시크하게 직원이 하나 건네줬다.




안에는 저렇게 맛나 보이는 초코 브라우니 과자가 들어있다.




그리고 물랑루즈바. 

어느 바든 저렇게 입구에는 경호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글 리뷰평에 가장 많은 곳이라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나중에...와야지(하이네켄 박물관에 이은 두 번째 변...)



대신에 이 2유로 짜리 쇼를 보기로 결정. 

홍등가에 오면 제일 먼저 해보고 싶었던 쇼보기! 

사실 섹스쇼가 너무너무 궁금했는데, 

어느 블로그에도 자세한 후기가 나와있지 않아서 '저 쇼는 꼭 봐야겠다'했다. 

차마 사진을 찍지는 못하고(매너도 아니다!) 

건물에 들어가면 동전노래방 같이 생긴 원통형 룸이 있고 

거기 들어가면 동전을 넣는 곳이 있다. 

2유로를 넣으면 창에 커튼이 열리면서 안을 볼 수가 있는데, 

웃겼던 점은 내 건너편에서 관람하고 있는 아저씨 얼굴까지도 

내가 볼 수 있었다는 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커튼이 닫히고, 

내가 더 보고 싶으면 계속 2유로씩 동전을 넣으면 된다. 

나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그냥 나왔다. 

영화 대니쉬걸에서 여주인공이 쇼를 보이는 배우의 손짓과 몸짓을 따라해보는 장면엔 나오는데 

딱! 그 구조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숙소 앞에 있는 바에 들어가봤다. 

사실 아침에 박물관에 가기 전, 

이 바에서 라이브뮤직쇼가 있다는 표지를 보고, 들어가 본 거였는데, 

아쉽게도 이미 라이브뮤직쇼는 끝난 상태였다..



아쉬운 대로, 모히또 한잔 하고 알딸딸한 상태로 숙소에 들어와, 씻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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