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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 (Charlie And late Factory, 2005)

by 이수라장 2018. 7. 1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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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는 확실합니다. 사는 것이 초콜릿보다 더 달콤하다는 것


문학과 영화를 비롯한 모든 예술은 각각의 특징적인 방식으로 현실을 재현하고 반영한다. 문학이 문학적인 언어를 매개로 인간의 삶을 재현한다면, 영화는 영상이미지를 매개로 인간의 현실과 삶을 재현한다. 따라서, 영화 장르에 걸맞는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해석한 후에야 영화 장르의 특징을 제대로 반영한 해석의 결과물, 즉 비평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


롤랑 바르트에 따르면, 시니피앙는 제작자의 영향으로 이미지의 어떠한 처리이며, 시니피에는 그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사회의 어떠한 문화를 가리킨다. 여타 예술 장르와 마찬가지로 영화는 이 두 가지 메시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즉, 영화의 시각화된 이미지는 시니피앙이며 그 이미지를 해석해내는 작업은 시니피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영화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영화가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시각적 이미지 속에서 인간의 삶을 반영한 문화와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재현되고 보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화와 이데올로기는 인간의 삶을 규정하고 다양한 사회적 존재 양태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영국 작가 로알드 달이 1964년에 발표한 아동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원작으로 각색되어 제작된 영화로 1971년에 제작된 영화 <초콜릿 천국>에 이어, 두 번째로 소설이 영화화되었고 그로테스크한 표현주의로 대표되는 팀 버튼의 감독 하에 만들어졌다.


앞서 롤랑 바르트의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로 돌아가보면, 여타 아동소설의 특징 그대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는 영악하고 욕심이 많은 4명의 아이들은 탈락되고 욕심이 없고 선한 찰리가 결국 공장의 후계자가 된다는 권선징악의 틀을 따르고 있고, 자본주의라는 경제논리를 옹호하여 사회의 리얼리티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는 판타지라는 장르성에도 불구하고 당대 사회상을 여지없이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표적으로 영화 초반에서 소개되는 찰리 아버지의 실업을 통해 현대 사회의 산업화,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의 발전과 지나친 기계화를 비판하고 있다. 이처럼 영화에는 당대의 사회적 의제나 문제의식, 문화와 이데올로기가 재현되고 반영된다.




영화의 시작, GOLDEN TICKET과 윌리웡카


공장으로 보이는 곳, 철저히 기계에 의해 초콜릿이 일사분란하게 만들어지고 ‘GOLDEN TICKET’이라고 하는 금색의 티켓 5장이 각각 초콜릿 포장에 놓인다. 이어서 초콜릿들은 상자에 정연되어 ‘WONKER’라고 쓰여진 트럭안에 분배되고 트럭은 순서대로 공장의 문을 나선다. 하얀 눈이 내리는 도로에선 한 소년이 나오고 내래이션으로 그가 찰리 버켓이라는 소년이라는 것과 그가 다른 아이들보다 강하지도, 영리하지도 않고, 그의 가족은 먹기 살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 내레이션으로 소개된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소개되는 것처럼 영화는 찰리라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그리고 초콜릿 속 황금 티켓을 쥔 아이들이 웡카의 초콜릿 공장을 모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5명의 아이들 그리고 5명의 보호자들


황금티켓이라는 우연의 영광으로 선택된 5명의 아이들은 웡카의 지시에 따라 각각 1명의 보호자와 동행한다. 영화에서 선정된 이들 10명은 모두 현실 속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빼어나게 반영한다. 이를테면 자식을 무조건적으로 감싸거나, 자신의 욕심을 아이에게 투영하는 부모의 모습, 게임에 중독되어 폭력적으로 변하거나, 끊이지 않는 욕심을 부리는 아이의 모습이 영화를 통해 지적된다.


특히, 그 중 영국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베루카와 세계 껌 씹기 챔피언 아틀랜타의 바이올렛를 살펴보면 그 재현적인 양상이 극명하게 돋보인다. 황금티켓을 가지고 싶다는 딸 베루카의 한 마디에 견과류 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는 수만 개의 초콜릿을 동원하여 양적 공세로 필사적으로 황금티켓을 찾는다. 하지만, 원하던 황금티켓을 마침내 손에 쥔 베루카는 그에 만족하지 않고 바로 조랑말을 바란다. 더 나아가, 베루카는 초콜릿 공장의 쓰레기 더미에서 된통 수모를 당하고도 공장을 나서는 와중에 날아다니는 유리 엘리베이터를 욕심낸다. 바이올렛의 경우 신기록, 상 등에 집착하여 경쟁에서 자신은 무조건 승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이올렛의 어머니 또한 자신의 수상내역을 기자들에게 자랑하며, 딸의 야망을 부추긴다.


이밖에 다른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일반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꽤 기이하다고 볼 수 있지만 오묘하게 현실을 닮아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TV와 게임에 중독되어 폭력적인 성향을 띠는 마이크와 그런 아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버지, 지나친 식탐을 부리는 아우구슈비츠 등과 같은 아이들과 부모는 현실사회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성공적으로 초콜릿 공장의 모험을 완수하고 윌리 웡카의 후계자 자리에까지 이르는 주인공 찰리와 나머지 4명의 아이들의 차이점은 바로 ‘순종성’이다.아버지나 어머니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나머지 네 명의 아이들과 다르게, 찰리는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다. 이처럼 순종적인 아이가 후계자라는 보상을 받는 모습을 보여줌으써 사회에 설정된 권선징악, 예의범절, 교육의 중요성 등이 강조된다.



윌리웡카의 초콜릿 공장, 자본주의의 표상


영화에서 사람들은 황금티켓을 찾기 위해, 수십 개의 초콜릿 구매를 강행한다. 웡카의 황금티켓, 초콜릿 공장 견학은 일종의 초콜릿 판매를 늘이기 위한 자본주의적 상술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자본가 웡카가 자신의 경영권을 전수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점, 그리고 상점에서 황금티켓을 얻은 찰리에게 어른들이 그 티켓을 돈을 주고 사려고 한다는 점, 초콜릿 수만 개를 살 수 있는 베루카와 그에 대비되어 오직 1년에 한 번만 초콜릿을 구매할 수 있는 찰리의 모습 등에서 자본주의의 작용을 보여주고 있다.


초콜릿 공장을 중심으로 질서정연하게 정리된 도시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그려지는 변두리에 위치한 찰리 가족의 집은 자본주의의 논리를 강화한다. 빈부격차, 그리고 산업사회에 유능한 기술이 없는 노동자 찰리아버지와 그에 따른 가정의 빈곤함을 표현하면서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상을 그려낸다.


가족으로의 회귀


영화에서 윌리웡카는 부모님, 가족이라는 단어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다. 어린 시절 강압적인 아버지로 인해 상처를 받아 외롭고 단절된 생활을 하는 사연을 지닌 웡카가 부모님, 가족이라는 단어를 전부 발음하지 못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가족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이런 거부감은 특히, 찰리의 집에서 후계자 자리는 제안하는 장면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세상에, 얘야. 당연히 안되지! 다 늙어 죽게 생긴 가족들을 매달고 공장을 운영할 순 없어”

“나를 봐! 난 가족이 없지만 엄청나게 성공했잖아.”


하지만 찰리는 아무리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을지라도 가족은 버릴 수 없다며 후계자 자리를 거절한다. 이에 큰 상실감을 겪은 웡카는 결국 아버지와의 화해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 찰리 버켓은 공장을 물려받고, 윌리 웡카는 더 좋은 것을 얻었습니다. 바로 가족이지요.

그의 삶은 초콜릿보다 훨씬 더 달콤해졌습니다”


라는 내레이션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가족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강조한다. 초콜릿보다도 더 달콤한 가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전통적 제도와 가치를 지키고 유지하려 하는 지배 이데올로기가 작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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